피렌체의 풍경을 책임지고 있는 거대한 주황빛 돔, 골목 사이사이로 보이는 이 장엄한 건축물이 바로 두오모 쿠폴라입니다.
건강한 사람도 오르기 힘든 극강의 난이도로, 좁고 기울어진 463개 계단을 올라야 하는 힘든 코스지만, 정상에서 보는 피렌체 전경은 그 고생을 잊게 만들었어요.
시간맞춰 올라가면 노을과 함께 아름답게 펼쳐진 피렌체 시내를 눈에 담을 수 있는 이곳에 직접 올라가는 방법과 어떻게 세계 최대의 돌로 만든 돔을 세우게 되었는지, 알고 가면 재미있을 만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브루넬레스키의 기적
100년 넘게 해결하지 못한 문제
피렌체 대성당 건축은 1296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도시국가 시절, 서로 경쟁하면서 “우리가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성당을 짓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지만, 너무 커다란 성당을 지으려다 보니 그에 맞는 거대한 돔을 어떻게 올릴지 기술이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당시 건축가들은 일단 시작하면 “나중에 누군가 방법을 찾겠지”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런 무책임한…🤨
그리고 120년이 지나도록 성당 지붕인 돔은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 있었어요.
높이 52미터 지점에서 시작해 직경 45미터에 달하는 돔은, 나무로 세우기에는 토스카나 지역 전체의 나무를 다 써도 모자랄 판이었다고 합니다.

금세공사 출신의 천재
1418년, 피렌체시는 상금을 걸고 현상 공모를 열었는데 여기에 뽑힌 인물이 바로 필리포 브루넬레스키입니다.
그는 금세공가였는데 건축가로 정식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로마에서 판테온 등 고대 건축물을 연구하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해요.
브루넬레스키의 솔루션은 정말 혁신적이었습니다:
이중 돔 구조:
안쪽 돔과 바깥쪽 돔, 두 겹으로 만들어 무게를 줄이면서도 강도를 높였는데, 두 돔 사이의 공간이 바로 지금 사람들이 오르는 463개의 계단이 있는 통로입니다.
헤링본 벽돌 쌓기:
벽돌을 물고기 뼈처럼 엇갈리게 배치해 스스로 지탱하도록 했고, 이 기법 덕분에 나무 지지대 없이도 돔이 무너지지 않고 계속 쌓아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혁신적인 건설 기계:
브루넬레스키는 직접 설계한 거대한 크레인으로 무거운 자재를 52미터 높이까지 끌어올렸는데, 이 기계들은 당시로서는 미래적인 기술이었죠.
400만 개의 벽돌, 16년의 노력:
1420년부터 1436년까지 16년간 총 37,000톤에 달하는 돔이 완성되었는데, 브루넬레스키는 안타깝게도 랜턴(돔 꼭대기 작은 탑)이 완성되기 전인 1446년에 세상을 떠났고 그의 친구 미켈로초가 완성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 돔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석조 돔으로 남아 있습니다.

피렌체 두오모 돔(쿠폴라) 올라가기
두오모 돔에 오르시려면 브루넬레스키 패스를 구입 하셔야 합니다.
패스를 쓸수 있는 3일 중 돔에 올라갈 시간과 날짜를 정해서 예약할 수 있어요.
성수기(4~10월)에는 최소 6~8주 전에 예약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피렌체 두오모 패스 종류와 구입법은 아래의 포스트에 있어요.
👉 피렌체 두오모 패스와 피렌체 카드, 뭘 사야 할까?
예약 시 꼭 확인할 것
1️⃣이름 정확히 입력: 현장에서 신분증과 대조할 수 있습니다
2️⃣예약 변경/환불 불가: 티켓 발권 후에는 날짜나 시간 변경이 안 됩니다
3️⃣모바일 티켓: QR코드로 입장하지만, 간혹 인식이 안 될 수 있으니 프린트도 준비하세요
최적의 방문시간은 시원하고 사람이 적은 오전 8~9시 첫 타임 혹은 해지는 노을을 볼 수 있는 늦은 오후 시간을 추천합니다.
여름이라면 낮 시간에는 돔 내부 온도가 올라가므로 피하시는 게 좋아요.

463개 계단, 현실적인 체력 요구
총 소요 시간은 40분에서 1시간 10분 정도 걸리며, 계단이 좁고 가파르고 중간 휴식 공간도 제한적입니다.
또한 한 번 오르기 시작하면 그룹이 다 함께 올라가는지라 중간에 돌아오기가 힘들고 되돌아갈 수 없습니다 (일방통행).
공간이 좁아 응급 상황이 발생 했을시 구조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심장관련 질병이나 폐소 공포증이 있으시다면 신중하게 고려하세요.
편한 운동화는 필수이고 큰 가방이 있을경우 두오모 박물관 옆에 짐 맏기는 곳에 가방을 두고 입장 하셔야 합니다.
여름이라 더워도 성당이므로 민소매, 반바지, 짧은 치마는 입장이 안 될 수 있어요.
쿠폴라는 입구가 성당 본당과 별도라 제가 갔을 때는 크게 확인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얇은 스카프 하나 챙겨가는 게 가장 안전해요.

올라가는 과정에서 놓치지 말 것
돔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기전 입장 전 성당 내부를 한켠에서 살짝 보고 약 200개의 돌 계단을 오르면, 돔 내부 회랑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조르조 바사리와 페데리코 주카리가 그린 ‘최후의 심판’ 프레스코화를 눈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회랑을 지나면 두 돔 사이의 좁고 경사가 큰 계단이 시작되는데, 여기가 가장 힘든 구간이예요.
너무 힘들면 뒤에사람을 먼저 보내주고 천천히 오르시는게 좋아요.
그렇게 좁고 기울어진 계단을 200개 넘게 올라가 전망대에 도착하면 피렌체의 붉은 지붕들, 아르노 강, 멀리 토스카나의 언덕까지 보이는 풍경이 펼쳐져요.

종탑 vs 쿠폴라, 무엇을 선택할까?
쿠폴라 (463개 계단)
360도 탁 트인 전망과 프레스코화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쿠폴라예요.
돔 꼭대기에서 피렌체 풍경을 360도 볼수 있고 성당안에 들어 갔을때 돔 안쪽 프레스코화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요.
조토의 종탑 (414개 계단)
두오모 돔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거나 쿠폴라 예약을 놓쳤다면 종탑을 선택하세요.
비교적 고르게된 계단이 조금 더 오르기 쉽고 중간에 서너 군데 정도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쿠폴라 보다는 오르기 쉬운 느낌 이었어요.
쿠폴라를 가까이서 찍을 수 있기는 하지만 철창이 촘촘하게 쳐져 있어 사진을 찍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 팁: 두 군데를 다 오르실 예정이면 하루에 다 오르지 마시고 이틀에 나누어 오르세요. 피렌체는 워낙 많이 걸어야 해서 체력을 아껴가며 여행해야 합니다.

함께 둘러볼 만한 곳
브루넬레스키 패스가 있다면:
산 조반니 세례당: 미켈란젤로가 극찬한 ‘천국의 문’이 있는 곳 (현재는 복제본, 진품은 박물관에)
오페라 두오모 박물관: 두오모 성당 안밖으로 가치가 있는 것들을 다 이 박물관에 모아 놓아서 생각보다 볼게 많고 알찬 박물관 이었어요. 브루넬레스키의 돔 건설 모형과 원본 조각상들도 있어 한번쯤 가 볼만 합니다.
산타 레파라타 지하 예배당: 두오모 이전의 고대 성당 유적
💡 사진 팁: 미켈란젤로 언덕(Piazzale Michelangelo)에서 쿠폴라와 성당 사진을 찍고, 쿠폴라 정상에서는 피렌체 시내를 내려다보는 사진을 찍는다면 피렌체 여행 사진은 끝~😊

마무리하며
정상에서 노을에 물든 피렌체의 붉은 지붕들과 시내가 펼쳐지면 숨을 참으며 올라왔던 힘듦도 잊어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나이가 있으시고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으셨다면 무리하지 않는 게 좋아요.
두오모 쿠폴라도, 조토의 종탑도, 올라가는 길이 많이 좁고 중간에 내려오기도 쉽지 않아서, 표를 구매할 때 심장관련 질환이 있는 분들은 오르지 마시라고 하는 안내문도 있을 정도 입니다.
편한 신발 신고, 물 챙기고, 예약 확인을 하셨다면, 이제 피렌체에서 가장 힘들지만 가장 잊지 못할 경험을 만나러 가 보실까요?
Buon viag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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